환상을 거둔 너에게 영광을

01.  끝내 알지 못해도

“아, 사랑은 대체 무엇일까요?"
숨죽인 관객들이 조명이 떨어지는 무대 위를 응시했다. 스카일라는 이층 관객석 어딘가를 어림잡아 시선을 던졌다. 
흡. 늑골을 감싼 근육에 의도적으로 힘을 주어 호흡이 멎은 사람처럼 숨을 멈췄다. 눈 끝에 찰박하게 고인 슬픔이 아슬아슬하다. 스카일라는 곧 눈꼬리를 타고 흘러내릴 것만 같은 감정을 억눌렀다. 지금은 적절한 때가 아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참아야 한다.
“사랑이 무엇일까요?"
대사를 뱉은 스카일라가 눈을 질끈 감았다. 부채꼴로 무대를 둘러싼 관객석, 그곳에 알알이 모여있는 관객. 그리고 그녀에게로 쏟아지는 무대 조명. 눈을 감자 얼룩진 잔상이 뭉개진 무지개처럼 암전 위를 둥둥 떠다니다가 이내 로웰의 얼굴이 선명하게 떠올라서 그녀의 시야를 장악했다.
“대체, 사랑이 무엇이길래.”
대본대로라면, 다음 대사가 끝나고 난 뒤,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로웰.’
뜨끈한 슬픔이 스카일라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광대뼈에 얹어진 히비스커스 파우더가 지워졌다.
“끝내 알지 못해도, 괜찮아요.”
바들거리는 눈꺼풀을 힘겹게 뜬 스카일라가 관객석 중앙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주인공을 위해 희생을 선택한 여자의 마지막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러므로 연극 내내 끌어올린 감정을 이 대사에, 고작 한 마디에 전부 실은 채로 관객에게 쏟아내야 한다.
‘로웰. 당신 때문에.’
오늘따라 호흡이 부족했다. 스카일라는 주먹을 쥐며 사람들이 기다리는 대사를 절규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만 행복하면 돼요.”
절벽 형태의 무대 장치 위에 서 있던 스카일라는 두 손을 모았다. 목소리 높이가 연습한 대로 나오지 않았다. 실수하지 않으려고 정신을 다잡았는데, 결국 발성이 흐트러졌다. 
그러나 머뭇거릴 틈은 없었다. 이대로 멍하니 서 있으면 명백한 사고였다. 그녀는 서슴없이 절벽 아래로 뛰어들었다. 스산한 듯, 그녀를 포근히 감싸 안으려는 듯. 헷갈리는 대기의 온도가 추락하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