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 더 울라고!"

채찍질 소리가 낡은 창고 방을 울렸다. 탐욕스럽게 살이 오른 사내의 손에는 두꺼운 가죽 채찍이 들려있었다. 그는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채찍을 휘둘렀다.

"그만… 그만... 아악!"

거친 밧줄이 옭아맨 손모가지가 허공에서 흔들렸다. 뼈 위를 가로지르는 아찔한 통증에 여자가 몸부림쳤다. 그러자 초점을 잃은 은안이 눈물 방울을 후두두 뱉어냈다.

퐁당-

여자의 발밑, 욕조 만한 나무 대야가 쏟아지는 물방울을 받아냈다. 뭉글뭉글 고인 웅덩이가 어둠 속에서 영롱하게 반짝였다.

여자의 이름은 비넷,

성수였던 인간이다.

***

비넷은 본래 성수였다.

그 성스러운 물은 헤베아 대륙 곳곳에 흘러넘칠 정도로 많았다. 사람들은 아프거나 힘들 때 성수를 떠 마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을 되찾았다. 때문에 대륙에는 약사가 따로 없었다. 

낙원. 그래, 타 대륙은 부러운 목소리로 헤베아를 낙원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낙원의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대륙의 부족들은 위대한 성수를 독차지하고 싶어 했다. 그 무의미한 야욕은 폭력 섞인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싸움이 전쟁이 되는 사이, 부족은 왕국이 되었고, 돌과 나무는 칼과 방패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성수는 여전히 성수였다.

오랜 전쟁 동안 성수는 수많은 생명을 살리고 수많은 물자를 운반했으며, 수많은 시신들의 피를 닦아주었다. 광기 어린 살인과 죽음과 분노 속에서 성수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신은 왜 저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존재들을 만들었는가?

대체 왜 인간 따위를 창조해 이 낙원을 어지럽히는가?

그런 의문이 극에 다다랐을 때 천년동안 이어졌던 대륙 전쟁이 끝을 맞이했다.

승리한 에데페아 왕국은 '제국'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자신의 땅에 붙였다. 그리고 패전국들에 성수 금지령을 선포했다.

감히 인간 따위가 나의 소유권을 주장하다니. 분노에 찬 성수는 신을 찾았다.

신이시어.

인간이라는 존재를 제가 어찌 이해해야 합니까?

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