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무 (迷霧)
;방향을 잡을 수 없을 만큼 깊은 안개라는 뜻으로, 미혹한 마음을 이르는 말.

一部(1부)

一. 악몽 (1) 

모든 건 저 놈 때문이다. 비루한 자신과는 다른 저 놈 탓이었다. 저 놈은 자신처럼 귀신에게 방패삼아 던져지지도 않았고, 문중에서 애물딴지 취급을 받지도 않았다. 음울하기 그지없어 호시탐탐 귀신들이 먹고자 탐내는 음기만 가득한 몸인 자신과 달리 양기가 충만한 완벽한 놈이었다. 
 귀신들이 벌벌 떨며 무서워하고, 가문 할 것 없이 술사들을 비롯한 모든 이들이 바라고 경외시하는 강한 기백과 양기를 가진 놈이었다. 저놈의 양기는 맑고 깨끗한데다 굳건하기까지 해서 함부로 건들 수도 없다며 신들도 감탄한다 했다. 그게 싫었다. 
 재수 없는 놈. 
 정운은 비틀어지는 입술을 간신히 억누르며 먼발치에서 놈을 노려보았다. 놈은 넓은 마당에서 가주와 하인들의 배웅을 받고 있었다.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모두 나와 놈을 배웅했다. 그를 자신만큼이나 눈꼴 셔 하는 백서익과 백진섭도 나와 있었다. 가주가 나서서 배웅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나온 것일 터였다. 
 그들과 동떨어져 있는 정운은 쥐 죽은 듯이 숨어 있었다. 눈에 띄어봤자 좋을 게 없었던 탓이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너의 작은 행동은 곧 우리 가문의 뜻임을 명심해라.”
 엄한 인상에 볼 한가운데의 직선형 상처가 인상적인 가주가 길을 나서기 전 놈의 어깨를 두드리며 얘기했다. 백가 문중의 수장이기도 한 가주 백중태는 정운의 아버지이자 놈, 백무진의 아버지였다. 기실 백무진은 양자였으니 양아버지였지만. 어쨌거나 저놈은 자신과 전혀 다른 대우를 받았다. 정운은 눈이 절로 사나워져서 시선을 내렸다. 아니꼬워하는 시선을 들켰다간 화를 입는 건 자신이었으므로. 
 “예. 아버님.” 
 백무진이 헌앙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눈꼴이 시려 공연히 주먹만 움켜쥐었다. 가주는 믿음직스럽고 뿌듯하다는 얼굴을 했다.
 가주는 놈에게 조언을 하는 양 행동했지만 기실 모두 위선이었다. 가주의 양기와 기백은 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