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평소에 잘 보지도 않던 장르였는데 그날 따라 왠지, 이상하게 끌려서 배너를 눌렀었다.

“……뭐라는 거야? 왜 입에 문어 다리가 달려있어?”

정말 흘리듯이 보고 껐다. 

근데 문제는…… 그렇게 흘리듯이 보았던 SF 코즈믹 호러 소설에 내가 빙의했다.

그것도 이 세계에서 유일한 인간으로 말이다.

* * *

망할. 그냥 죽었으면 했는데.

사인은 과로사였다. 난 연구소에서 새로운 품종의 식물을 만들고 배양하던 연구원이었다.

여느 날과 같이 식물의 줄기 세포를 관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 앞이 탁! 꺼지듯이 블랙 아웃이 되더니, 눈을 딱! 떠보니 세상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누워 있었다.

일주일 정도 관찰한 결과, 이 곳엔 나 말고는 정상적인 생명이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그리고 날 빙의 시킨 ‘어떤 존재’도 양심이라는 게 있긴 한 건지, 내게 신비한 능력을 주었다.

소설에서 한 번 본적이 있는 거 같은데, 바로 테라포밍(Terraforming) 이었다.

자칭 테라포머인 나는 우주에서 스스로 공기를 만들어 호흡을 할 수 있었고, 타 개체와 땅 속 성분들 속에 섞인 물을 채취할 수 있었다.

그리고 넓진 않지만 주변의 온도 역시 조금씩 높일 수 있었다.

아, 근데.

어떻게 여기가 우주인지 단언할 수 있냐고? 그야…….

“안녕, 트로티. 좋은 하루야. 잠은 잘 잤니?”

난 오늘도 내게 어슬렁 거리며 다가오는 트로티를 바라보았다.

트로티는 나무 줄기로 인간의 형상을 띈 괴생명체였다. 

첫날부터 내게 호기심을 띄길래, 조금 친한 척 말을 걸었더니 매일매일 나를 찾아왔다.

“근데 트로티, 오늘은 친구들도 데려왔네? 뭐? 오늘 내 농사를 도와주기 위해서 데려온 거라고? 이야, 이것 참 고마워서 눈물이 나는 걸?”

트로티는 얼굴이랄게 없었지만, 마치 내게 ‘양심이 뒤졌냐’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 같았다.

난 그런 트로티에게 다가가 어깨를 툭 치며 작게 속삭였다.

“땅 속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