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햇볕이 굉장한 오후였다. 따사롭다기 보다는 뜨거울 정도라고 해야하나. 분명히 일기예보에서는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이렇게 햇볕이 강한 걸 보니… 뭐,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오랜 시간 데이터를 쌓아왔고, 분석을 수십명이 붙어서 한다 해도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측 할 수 없는 인생이야.

 윤서는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미간을 좁힌 채 눌러쓴 캡모자의 챙을 잡고 이리저리 돌렸다. 

 그리곤 아랫입술까지 꽈악 깨무는 자기 행동을 보아하니, 귀 옆에 바싹 붙여 놓은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나 보다. 

— 너, 평창동 이후 갤러리 사모님 기억나지? 그 갤러리 사모님이 주선해 주신 거야. 현강그룹 둘째가 너 마음에 있다고. 
 “미쳤어, 엄마? 내가 무슨 선이야?! 나, 연예인이야. 나한테 신경 끄고 희주나 챙겨.” 
— 아니, 서태준 같은 놈이나 만나고 다니면서 무슨 네가 알아서 한단 소리야?! 

 우씨. 

 윤서는 엄마의 입에서 나온 남자의 이름에 걷던 발걸음을 뚝 멈췄다. 

 그러니까 서태준이라고 말할 거 같으면,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잘 나가던 남자 청춘 배우 중 ‘하나’였다가, 학폭과 다양한 스캔들로 한방에 나락으로 간 인물 되시겠다. 

 아, 그리고 그 스캔들 중 일면 하나를 윤서와 함께 장식하기도 했었고.

 윤서는 마치 자신 인생의 오점 같은 일을 끄집어낸 엄마에게 툴툴거리듯 입을 열었다. 

 “아, 다 지난 일이잖아. 그리고 엄밀하게 말해서 나 피해자야. 내가 그놈이 양다리인 줄 어떻게 알았겠냐고!” 
— 그러니까, 검증된 사람을 만나라는 거야, 엄마 말은! 딴따라 이런 놈들 만나지 말고. 어? 명예롭고, 역사 깊고, 기품 있는 집! 
 “하…”
— 너, 이거 평창 사모님이 특별하게 널 이쁘게 생각하셔서 만들어 주신 자리야. 재벌이 연예인 만나는 거 봤어? 그러니까, 현강에서 먼저 관심 있다고 할 때- 얼른 낚아채야지. 채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