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파혼해 주세요, 공작님.”
“…오, 그게 뭡니까? 파오네?”
“…아뇨. 파혼, 입니다. 약혼을 깨자고 말씀드린 거예요.”

마주 앉아 있는 남자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양 눈을 깜빡였다. 달리아는 그게 정말로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무슨 헛소리냐는 뜻이겠지. 그렇게 가만히 달리아를 쳐다보는 시선을 이기기 힘들어질 때쯤 그는 입을 열었다.

“안색이 좋지 않군요.”
“네?”
“좋지 않은 꿈을 꾸신 것 같습니다. 어제 약혼식이 끝나고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그게 아니라,”
“이런, 손을 다쳤군. 얼른 백작 저로 돌아가 쉬는 게 좋겠습니다.”

이건 지금 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같으니, 집에서 잠이나 더 자라는 뜻이다. 할 말을 끝낸 그는 얼핏 입꼬리만 올린 채 찻잔을 들었다. 달리아도 알았다.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이상한지.

'잠이 덜 깬 것 같겠지. 제정신이 아닌 것 같겠지!'

그녀도 어쩔 수가 없었다. 당장 눈앞에 있는 파혼 당사자에게도 설명이 불가한 초현실적인 문제만 아니었더라면.

'당신의 반역 덕분에 나까지 고문을 받다 죽게 되거든요. 그러니 제발 파혼해 주세요!'

아, 말할 뻔했다. 목구멍이 꽉 막혔다. 그녀는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눈앞의 약혼자는 영문도 모르고 파혼을 승낙해야 하고, 달리아는 아무런 이유도 말할 수가 없었다. 말해봐야 믿지도 않을 테니까.

"파혼… 부탁드려요…."

달리아는 고개까지 숙인 채 말했다. 여유롭게 차를 마시다 그녀를 흘깃 쳐다보는 표정이 왠지 모르게 따갑다. 그 눈빛을 슬그머니 피하고 있자니, 공작은 그제야 그녀를 어르듯 말했다.

“하, 좋습니다. 제가 댁까지 모셔다드릴 테니 일어나죠.”
“…파혼에 대한 대답을 해주세요.”
“진심으로 당신의 건강이 걱정되는군요.”

말이 통하지 않았다. 아니, 그래. 말이 통할만한 상황도 아니지. 

사실은 달리아도 적잖게 당황한 참이다. 정말 잠이 덜 깬 건가 싶을 정도로, 현실 감각이 없었다. 

‘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