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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버니, 여기예요! 빨리 오세요!”

 한 소녀가 오라비처럼 보이는 이에게 절박하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알았다. 일단 너 먼저 올라가거라.”

 눈에서 슬픈 기색을 애써 지워 내며 남자가 말했다.

“하지만-”

“어서! 시간이 없다. 나도 바로 따라갈 터이니 걱정 말거라.”

 어린 소녀, 동생의 조막만한 손을 꼬옥 붙들며 어린아이의 순수한 눈에 깃든 불안을 보고는 안심시키기 위해 본래의 다정한 성격을 나타내는 듯, 따뜻한 눈을 동생의 눈높이에 맞추고는 어깨를 단단히 붙잡으며 차분히 말을 이었다.

“이제 진짜 시간이 없다. 어서 가거라.”

 망설이던 소녀가 결국 오라버니를 딛고 높은 담장 위로 올라가 제 오라버니에게 손을 뻗은 순간, 누군가가 소녀의 앞에서 소녀의 오라비를 끌고 갔다.

“오라버니!!!”

“괜찮다. 난 괜찮으니 먼저 가 있거라. 내 꼭 널 찾으마.”

 눈에 눈물이 그득 들어찬 채로 동생을 안심시키려는 듯, 본인에게 다짐하듯 힘주어 말했다.

“안돼요. 오라버니… 안 돼요.”

 소녀의 눈에서 눈물이 방울지며 쉴 새 없이 쏟아졌다.

 하지만, 소녀와 오라비의 가슴 절절한 이별에도 뒤를 쫓는 자들은 오라비를 끌고 가고 소녀를 잡으러 담장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소녀는 당장이라도 뛰어내려 오라버니와 함께 있고 싶었지만, 오라비의 꼭 살아남아야 한다는 외침에 반대쪽으로 몸을 돌려 뛰어내렸다.

“쟤 잡아! 놓치면 큰일 난다!”

  어린 소녀가 뛰어내린 장소가 어딘가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조선 시대 복식인 그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현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방.

“도와주세요. 반역을 저지르려 해요. 그래서…그래서, 오라버니와 저를 가두려 해요. 죽일지도 몰라요.”

“누가, 누가 너희에게 그러느냐. 응?”

 고사리 손으로 기품이 흐르는 중전인 듯한 여인의 치맛자락을 꼭 잡고는 덜덜 떨리는 몸에도 눈빛만은 흔들림 없는 게 방금 전 소녀의 오라비와 꼭 닮았다. 고민에 잠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