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고.

 1화.

 Pro. 진짜로 돌아올 줄은 몰랐다

 가픈 숨을 내쉬었다. 비틀거리던 나는 무릎을 짚으며 몸을 숙였다.

 땀이 턱을 타고 흘러내려 바닥으로 떨어졌다. 온몸이 힘이 쭉 빠지는 것만 같았다.

 '젠장할 신력 말고, 체력을 줬으면 좀 좋아.'

 속으로 욕짓거리를 짓씹었다. 다시 몸을 일으킨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래도 이만큼 왔으면 아무도 나를 찾지 못할 것이다. 뒤늦게 내가 사라졌다는 걸 깨닫는다 한들, 다시 나를 잡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테니.

 나는 비릿한 헛웃음을 터뜨렸다.

 허망했다. 그리고 허무했다.

 그리도 제국에 자부심을 가지더니. 그리도 주변을 무시하며, 잘난 체하더니.

 자신들이 가장 잔혹하게 밟고는 으스러트렸던 왕국의 손에 멸망할 판국이지 않은가!

 상쾌한 밤의 공기가 코끝을 스쳤다. 나는 그 한없는 자유를 한껏 들이켰다.

 복수하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니었고, 분노를 느끼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이미 망한 제국에 아득바득 남아서 내 시간을 낭비할 생각 따윈 없었다.

 이미 페리오스 왕국에 의해 수도 대부분이 불 탔고, 그곳의 기사들이 황궁까지 쳐들어온 상황이었다.

 이보다 완벽하고 환상적인 결말이 또 어디 있을까.

 이제 데미테리아 제국은 끝이었다. 그렇기에, 나 또한 속박 없이 자유로웠다.

 마냥 평온하기만 하던 내 표정이 언뜻 낮게 가라앉았다.

 갑작스레 떠오르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나는 우두커니 멈추어 섰다.

 '그'는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가끔은 '나'를 떠올려 줄까.

 2년 쯤 전, 그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돌아 와.'

 돌아 와서, 나를 이 지옥에서 꺼내달라고.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라고.

 숨을 삼키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가 나를 기억하고 있을 리가 없었다. 나와 달리, 그는 앞으로 창창하게도 맑은 삶만 살아갈 테니까.

 페리오스 왕궁이 데미테리아 제국을 쳤고, 끝내 승리를 거둘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