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부를 채우는 공기가 시리다. 경환은 장갑과 전투복의 잠금을 매만졌다. 벌써 겨울이었다. 

[대장, 찾았습니다. 전방 12시 방향, 곧 시야에 들어올 거리입니다.]

너를 만난 것은 봄이었는데 우리는 벌써 겨울이 되었다. 경환은 정찰대의 반가운 소식에 매무새를 마무리했다. 점검을 끝낸 자동소총을 집어 들자 경환의 뒤를 이은 이들이 일제히 자신의 자리를 찾아 이동 준비를 맞췄다.

[근데… 정말 죽이실 겁니까?]
[……글쎄.]

초췌해진 경환의 눈은 누가 보아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를 이토록 힘들게 한 존재가 누군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경환이 그를 사무치게 증오한다는 사실도.

그때 안개 낀 시야 너머로 인영이 서서히 다가온다. 피 칠갑을 한 모습은 흡사 전쟁에서 싸우다 죽은 귀신같았다. 이미 무수히 많은 사람을 살해한 것이 자명했다.
모두가 격발 준비를 하는 총기의 묵직한 소리가 낮게 울린다.

“문무영…….”

경환의 부름에 모습을 드러낸 사내가 멈춘다. 그리고 고요한 눈으로 노려보았다. 일렁이는 빛이 흘러나오는 그의 눈은 이미 능력을 많이 소진한 상태라는 것을 알려줬다. 아마 승산이 있을 것이다.

“개새끼야, 집에 가자.”

경환이 이를 악물고 총을 조준해 무자비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

소름 끼치는 감각은 잊을 수 없다. 비릿한 쇠냄새와 질척한 액체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상처에 나는….

[아파…. 놔 줘.]
[아니, 희민아. 희민아 정신 차려. 금방 치료해 줄게! 내가!]

출혈이 심한 상처를 짓누르는 손은 가녀린 손이 막아보려 한다. 나는 더욱더 힘을 끌어모아 회복 능력이 순환되도록 그녀의 몸을 꽉 붙들었다. 하지만 나도 그녀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가망이 없다.

[우리 우림이… 잘 부탁해.]
[희민아 그런 말하지 마. 금방 사람들 올 거야!]

이미 한참 전부터 울고 있었다는 걸 떨리는 목소리로 알아차렸다. 눈물범벅인 체로 그녀의 핏기 없는 얼굴을 보는 마음이 새카맣게 타들어 갔다.

이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