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바야흐로 종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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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0년간 이어진 페넬라도 제국과 카롤 제국의 전쟁은 역사를 다시 쓸 정도로 치열했으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갈아 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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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좋은 방향의 기록은 아니었다. 아니, 따지고 보면 끔찍했다. 하나같이 피와 살육으로 채워 넣은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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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여신은 두 진영을 오가며 누구에게 승기를 쥐여줄까 고민했다. 그리고 마침내, 여신에게 승기를 받아낸 건 카롤 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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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승리의 여신은 카롤 제국의 손을 들어주었을까? 리어노 캐스카턴은 카롤 제국으로 향하는 마차 안에서 눈도 부치지 않고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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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롤 제국의 국경선을 지나는 순간이었다. 마차가 크게 요동쳤고 리어노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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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두 팔이 포승줄에 묶여 자유롭지 못한 상태이니 홀로 일어설 수도 없었다. 그녀를 일으켜 세운 건 카롤 제국의 병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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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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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노의 감사 인사에도 병사들은 탐탁지 않은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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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부린 자해 소동만 해도 몇 건이었다. 소동을 말리느라 녹초가 된 걸 생각하면 고맙다는 말 한마디로는 성이 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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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노 캐스카턴. 그녀는 몇 달 전, 역사 속에 지워진 페넬라도 제국의 유일한 공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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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부친인 캐스카턴 공작은 전쟁에서 전사했고, 어머니인 캐스카턴 공작부인은 그 슬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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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노가 발견된 건 부모의 뒤를 따르려던 극적인 순간이었다. 그녀는 목 끝에 칼을 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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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발의 차로 병사들이 칼을 치워내지 않았다면 그녀가 페넬라도 제국의 포로로 카롤 제국의 국경선을 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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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노는 포승줄에 묶인 제 여린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순백의 벌판에 빨간 꽃이 피어난 듯 하얀 피부 위로 포승줄에 쓸린 피부가 붉게 올라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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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참아야 합니다. 또 자해 소동을 부리면 저희가 곤란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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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노가 손목을 바라보는 이유가 아파서라고 생각했는지 병사 한 명이 짜증스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