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자매의 운수 좋은 날

멜파나 제국의 얀, 한참이나 걸어 올라가야 나오는 눈 덮인 깊은 숲속 조그만 오두막집의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세찬 회색 눈발을 해치며 무거운 몸을 이끌고 오던 로렌의 얼어붙은 볼에 조그마한 미소가 번졌다. 그녀에게 저 하얀 연기는 반가운 신호였다. 
박차고 달려가 낡은 나무 문을 열어젖히자 진갈색 머리를 곱게 땋은 작은 소녀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날품팔이를 하느라 3일만에 집에 온 동생 로라였다. 

“아저씨는?”

장화에 달라붙은 눈을 털며 로렌이 물었다. 목을 빼어 조그마한 집안을 둘러보아도 동생 외에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로라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냄비를 주걱으로 저으며 퉁명스레 말했다.

“모르겠어. 밖에 나갔나 봐. 내가 왔을 때도 없었어.”

“그 게으름뱅이가? 무슨 일로? 공짜 술이라도 얻어먹을 일이 생겼나.”

몸과 머리에 얹은 눈까지 털어내고 나서야 로렌은 로라의 곁으로 다가가 화톳불에 손을 비비며 몸을 녹이기 시작했다. 
냄비에서 풍겨지는 기분 좋은 냄새를 폐부까지 깊숙히 들이마시자 뱃속이 요란하게 요동쳤다. 

"우와,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

"일하고 왔던 저택에서 운 좋게 빵 두 덩이를 얻었거든. 남은 야채랑 빵을 찢어 넣어 죽을 끓이는 중이야.“

요리의 간을 보고 장작을 두어 개를 뺀 로라는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녀의 관심은 로렌이 아닌 그녀가 들어 온 현관에 있었다. 
맑은 진갈색 눈을 가늘게 접어 이리저리 살펴보았지만 그곳에는 낡은 활과 화살통밖에 없었다. 로라는 실망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오늘도?”

“응. 다람쥐 한 마리도 안 보여.”

“그렇지. 당연한거지... 이 추위에 사냥을 하라고 내보내는 사람이 어리석은거야.”

"그건 그래.“

침을 삼키며 로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매우 배가 고팠다. 성과 없는 하루를 부끄러워할 기운도 없었다. 요 며칠간 제대로 된 밥 한 그릇 먹지 못하고 매일 새벽부터 숲으로 사냥을 나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