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행한 하루 – 전기해파리
(1화 – 11화)

[1화]

살아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 몇까지 꼽으라면, 나는 단 번에 말 할 수 있었다. 먹는 거. 자는 거. 삶의 꼬리표 같은 가난은 지긋지긋했다. 

가난에 대해서 지겨움을 처절한 괴로움을 느껴도 가난은 그 자리에 있었다. 발끝에 달라붙은 긴 어둠처럼 해가 떠도 함께 했다. 

타고난 가난. 가난이 유전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다. 팔뚝에 비치는 핏줄을 보고 있자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알 것 같았다. 나는 작은 방 안에서 줄을 매달았다. 일정하게 꼬인줄은 깨끗했다. 밀린 월세를 받기 위해 집주인이 문을 열기 전까지 줄은 몇달 동안 매달려 있었다. 

산다는 건 노동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일을 해서 빚을 갚았다. 갚았다고 생각한 것에 다시 빚이 붙었다. 내가 숨 쉬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빚이 필요했다. 막노동을 하다가도 일이 힘에 붙여 짤리면, 배달을 하고 택배물류센터에 갔다.

 그 때마다 든 물건은 남의 것이었다. 남을 위한 음식, 남의 물건. 태어나서 무언가를 훔친 적은 없었다. 때때로 배를 곪은 날에는 반짝이는 무인가게의 간판을 멍하니 보곤 했다. 

무엇을 위해 선하게 사는 걸까. 나는 이미 그 답을 알고 있었다. 갚기 위해. 종교는 없었지만 있으면 위안이 된다는 말을 이해했다. 나의 등에는 어떤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업이 있었다. 

그 업은 나의 것이기도 했고 아니기도 했다. 아버지가 진 빚은 온전히 아버지의 것이 아니였다. 내 손에 쥐여진 아주 적은 돈에도 이자가 붙었다. 이자는 쉽게 불어났다.

통통하게 몸집을 키운 이자에 나는 돈을 쏟아부었다. 보호자의 싸인 하나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수 있던 때부터 일을 멈춘 적이 없었다. 

끝도 없이 늘어나는 빚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가난이 나를 쫓아온다고. 가난은 내가 어떠한 기회를 갖지 못하게 모두 다 먹어치워버렸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내 졸업은 거기서 멈춰 있을 줄만 알았다. 고등학교에 보내주겠다는 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