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뭘그렇게 봐.”
 
엎드려 누운 채로 멍하니 눈만 느리게 껌뻑이고 있는 윤설에게 남자가 물었다. 
 
“밤새네 안에 있던 거잖아.”
 
잠에서 막 깬 터라 남자의 말을 단번에 알아듣지 못한 윤설은 꺼끌한 목구멍 속으로 힘겹게 침을 삼킨 뒤 흐릿한 기억을되짚었다.
 
‘…어제퇴근 후에 술을 마셨지. 혼자 계속 마시다 더듬더듬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고.’
 
그런 뒤 푸념이랄까, 화풀이랄까 어쨌든 상대에게 이런저런 소리를 털어 놓은 것 까진 기억이 나는데….
 
순간, 퍼뜩 뜨인 윤설의 커다란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마침내 자신이 왜 여기 누워 있는지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허억!”
 
응시하고 있던 검붉은 것이 남자의 성기라는 것을 깨달은 윤설의 입에서 쉰 목소리가 터졌다.
 
두 눈을 힘껏 감아버린 그녀를 바라보던 남자가 낮은 웃음소리를 흘렸다.
 
“그래서평가는?”
 
다가온남자가 침대에 앉자 매끈하게 뻗은 윤설의 알몸이 한 차례 일렁였다. 
 
베갯잇을쥐고 있던 윤설의 손가락에 힘이 실리며 마디마디가 하얗게 질렸다.
 
“얼마나잘하는지 점수 매긴다면서.”
 
능글스럽게 묻는 남자의 음성이 귓구멍을 간지럽혔다. 윤설은 베개 속으로 파고 들어갈 것처럼 얼굴을 파묻어버렸다. 
 
미쳤네, 미쳤어. 
 
도대체 상사에게 무슨 말을 한 거야. 아무리 술에 절었어도 이성을 놓지는 말았어야지.
 
윤설은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제발 꿈이기를 간절히 바랬다. 하지만 그러기엔 방금 전 두 눈으로 똑똑히 남자의 것을 확인해 버렸다.
 
가만, 근데 저게 내 몸에 들어왔었다고…?
 
남자의 성기는 거짓말 하나 보태지 않고 어린아이의 팔뚝만했다. 아, 그래서 눈을 뜨고도 잠에서 깼다는 자각이 없었나.
 
이 와중에도 떠오르는 헛생각을 떨치기 위해 윤설은 베개에 파묻은 머리를 마구 흔들었다. 윤설의 검고 긴 생머리가 하얀 베개 위에서 파도쳤다. 
 
“…잊어주세요. 아니, 아무 일도 없었던 거니까. 대표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