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임명: ‘일어’지마.

일본어에 빠지게 된 계기는 아주 괴이했다. 잘 못 다니던 직장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만두고 맞이한 백수 생활 2 주차, 지겹도록 본 드라마와 영화는 보고 싶지도 않아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영상만 주구장창 보던 중 우연히 애니메이션 요약 소개 영상을 보게 되었다.
어찌나 호기심과 구미가 당기게 요약했는지. 나는 그 길로 새로운 OTT 사이트의 정기구독을 결제했고, 학창 시절에나 소설을 보면 상상할 수 있는 간지러운 이야기에 푹 빠졌다. 파스텔톤 색감의 몽글몽글한 내용, 벚꽃 비가 내리는 하늘색 하늘, 교복을 입은 푸릇푸릇한 학생들.
- 좋아해요. 저와 사귀어 주세요.
피와 증오가 흩뿌려지는 화면에 익숙했던 눈이 맑아졌다.
만화책을 읽긴 했으나 순전히 그림체가 예쁜 만화만 봤고 그것도 중학교를 졸업하며 끊은 나에게 일본은 이웃 나라지만 매우 먼 나라였다. 가깝단 이유로 여행 가는 사람들이 수두룩하지만, 난 미국행 비행기의 경유지로 나리타에 잠시 안착해 본 게 다였다. 그때 먹은 운동은 맛있었지만 일본이란 나라에 정말 관심이 없었다. 앞으로도 그럴 줄 알았건만 한번 트인 물꼬는 끝도 없이 터진다더니.
“뭐야, 여기서 끝이라고?”
어지간히 삽질하다 드디어 마음을 확인한 구간에서 1기가 끝났다. 2기는 확정되지 않았고 8권까지 나온 만화책은 한국어로 정식 발매 예정도 없어서 복장 터지기 직전, 나는 결심했다. 만화책은 직구하고 일본어를 공부해서 직접 번역해 보자. 그리하여 충동적으로 구매한 일본어 기초 책을 한 달 만에 떼고 방구석 폐인이 되어 온갖 애니메이션을 망라한 결과, 귀가 조금 열렸다.
그러나 누가 일본어 쉽다고 했냐? 어순만 비슷하지 주옥같은 한자부터 시작해 내가 지금 뭘 들었나. 청취 강의로는 한계가 있었다. 언어란 무릇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 얻는 것이 가장 빠른 습득 방법이란 건 누구나 인정하는바.
“안녕하세요…! 저는 강새롬이라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일본어를 배우고 싶었어요! 혼자 공부한 지는 1년 정도 됐는데…”
나는 생전 해 보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