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높은 천장에 부딪히고 내려온 더운 소리가 방안을 가득 메웠다. 창문에서 들어온 푸르스름한 빛이 드넓은 침대 반만 비추었다. 근육으로 가득 찬 매끈한 등과 하느작거리는 가냘픈 다리가 보였다. 엇갈리는 가쁜 호흡 사이에 섞인 질척한 소리에 여자는 그냥 정신을 놔버리고 싶었다. 다리 사이를 가르고 들어온 버거운 크기의 성기가 꽉 감긴 눈꺼풀의 힘을 앗아갔다. 남자는 허벅지를 모아 진입을 막는 아리아나의 행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억지로 길을 틀었다.

“아…! 하윽…!”
“똑바로 벌려.”

키에런의 고압적인 명령에도 여자는 정신을 못 차렸다. 투명한 물결 같은 머리가 뒤로 꺾였다. 뱃가죽에 가까운 약한 부위를 짓뭉개는 귀두에 정신이 혼탁했다. 키에런은 천박하게 느껴대는 여자의 보드라운 허벅지 안쪽을 잡아 눌러 내렸다. 더욱 벌어진 음부가 성기를 뿌리까지 삼키며 옴찔댔다. 아득한 쾌감에 남자는 숨을 깊게 내쉬었다. 커다란 손에 힘이 들어가 여린 살결에 손자국을 새겼다. 그런 손아귀에도 느끼는지 아리아나는 잡힌 허벅지에 경련이 일었다.

“아으… 흣. 나, 그만….”

아리아나는 목소리가 달달 떨려왔다. 안쓰러울 법한 목소리에도 키에런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오히려 눈가와 촘촘한 속눈썹에 맺힌 습기에 시선을 둔 채 허리 짓을 이어갔다. 밀리고 딸려 나오는 여자의 구멍은 꿰뚫는 좆을 반기듯 끈적한 물을 질질 흘린다.

서로의 체액으로 젖은 살이 붙으면 찔꺽였고, 떨어지면 서늘한 감각에 발가락이 곱아들었다. 교접에 맞춰 체액이 튀어 올라 여자와 남자의 몸을 적시고 밑으로 뚝뚝 떨어졌다. 아리아나는 난잡한 느낌이 수치스러운지, 쾌감인지 모를 감정에 온몸을 붉게 물들며 단단한 사내를 밀어내려 했다.

눈가에 맺힌 물기가 방울지어 곡선을 그리며 하강했다. 아리아나는 손을 들어 눈물을 훔치고 싶어도 이불을 그러쥔 손을 풀지 않으려 애썼다. 이 손을 풀면 그의 목에 팔을 둘러 안길까 봐. 나 좀 봐달라고 애원하게 될까 봐.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손가락 마디가 새하얘질 정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