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에 현금을 보는 일은 흔치 않다.

이솔의 집에 낯선 사람이 찾아왔다.
마재희라는 사람의 돈을 들고.

현금이었다.

나는 그만한 현금을 실제로 본 적이 없었다.

억 단위의 돈을 실제로 보는 건 정말 신기했다.
그 돈은 생각보다 작았고 노랗고 뭐랄까. 정말.. 정말로 사람을 홀렸다.

마재희는 지금 미국에 있다고 했다. 유학 중이라고.
그래서 변호사인 자신이 대신 돈을 전달한다고 했다. 변호사. 변호사가 왜 그런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상하다. 너무 어려운 세계였다.

그 남자는 마귀가 맞는 것 같다. 유이솔은 나와 다른 세계 사람이 맞다. 그럼 얘도 마귀인가?
도대체 무슨 사정이 있어야 이 큰돈을 이렇게 받을까.

“유학 갔네.”

이솔은 중얼거렸다. 너무 작은 목소리라서 나한테만 들렸다.

이솔의 엄마는 돈을 보고 기뻐서 난리가 났다. 
하지만 이솔의 얼굴은 지옥 불에 떨어진 사람처럼 어두웠다.

“변호사님. 마재희랑 어떻게 연락하면 돼요?
걔한테 이 돈 가져가라고 하세요. 이 돈을 저한테 왜 주는 건데요?”

변호사는 돈을 가져가라는 이솔의 말에 당황해했다.
그냥 받을 줄 알았나 보다.

자기도 마재희와 직접 연락이 닿는 건 아니라고 했다. 뭐 어려운 이야기를 했다.
조부모님 어쩌고. 상속이 어쩌고. 현금으로 가져 온 이유가 어쩌고. 
통장에 전부 입금 하면 안 된다는 등 다 어려운 이야기였다.

변호사가 떠났다. 
돈은 남았다.

이솔은 엄마가 돈에 손을 못 대게 자기 방에 숨겨 두었다.
돌려줄 생각인가보다.

“이거 엄마 돈 아니에요.”

“알아. 근데 좀 빌려줘. 이솔아. 엄마가 나중에 갚을게.
지금 엄마 급한 거 알잖아.”

이상한 대화였다.
뭐랄까.. 정확히 뭐라고 꼬집을 수는 없는데 평범해 보이진 않았다.
이솔은 단호했다. 이솔의 어머니는 널 키워준 값을 운운하지 않았다. 

“그럼 뭐. 엄마 길거리에 나앉아? 어?”

“빚진 것도 아니고 있는 돈만 없어진 거잖아요. 
이 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