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16살, 악몽

재희가 수면제를 먹었다. 
보자마자 그게 엄마가 목격했다던 수면제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엄마가 목격했던 날 이후로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딱히 비밀은 아닌 숨기지도 않고 약을 먹는다. 
잠을 잘 못자나? 매일 약을 먹고 자나?

“가끔 먹어.”

내 표정에서 무언가를 읽었는지 재희가 대답했다.
얘는 종종 내 마음을 읽는 것처럼 대답해주었다.

“평소에 잠이 잘 안 와?”

“아니. 근데 가끔.”

재희는 물컵을 내려 두었다. 고개를 기울여서 내 얼굴을 관찰했다.

“자주는 아니고. 몇 개월에 한 번씩?”

방에 들어가서 수면제에 대해 검색해 봐야겠다.
별거 아니겠지만 그래도 조금. 조금 알고 싶었다. 걱정도 됐고. 
재희가 잠을 잘 잤으면 좋겠다.

“너 내 생각 하고 있을 때 진짜 귀여워.”

“...네 생각 안했는데?”

“그래.”

재희는 웃음을 흘리면서 개수대에 물컵을 넣었다. 
약을 먹은 걸 보니 이제 방에 들어가겠지. 조금 아쉬웠다. 요즘은 재희가 안 보이는 1분 1초가 아깝고 보고 싶었다. 내 감정이 점점 깊어 지고 있어서 나조차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이러다 나중엔 나만 마재희를 졸졸 쫓아다니게 될 것 같다.

“잘 자. 재희야.”

“응. 너도.”

하지만 수면제를 먹은 애를 더 잡아둘 수도 없어서 나는 잘 자라는 인사를 한 후 방에 들어왔다. 우리는 서로가 자고 있는 방에는 들어가지 말자는 선을 세웠다.
괜히 했나. 마재희를 끌어 안고 자고 싶다.
하지만 그건 평범하지 않다. 
평범의 선을 지키는 것은 너무 어려웠다. 

잠이 오지 않았다. 계속 마재희 생각만 난다.
재희. 마재희. 재희랑 키스하고 싶다. 재희랑 손잡고 싶다. 나는 혀로 볼 안쪽을 쓸었다. 
아무래도 그 수면제를 나도 먹었어야 했다.

나는 못 참고 핸드폰을 틀어서 수면제에 대한 것을 검색해 보다가 남자 생일 선물에 대한 것을 검색했다. 예쁜 단발머리도 검색해서 마음에 드는 사진들도 저장해서 모아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