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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이던 우리의 우정과 진작 망가져야 했을 외사랑이 조각나는 건 정말 쉬웠다. '불순한 임신'

관리자   2022.07.29 10:42:01
조회수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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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야. 우린 가족이야.”


책상에 기대선 그가 가라앉은 음성을 내뱉었다.
언제 시작된 감정인지, 어쩌다 좋아하게 됐는지는 묻지 않았다.
가족이라고 선을 그으며 시선을 살짝 아래에 두었다. 나와 더는 눈을 맞추고 대화하기 싫은 것처럼.

“가족 아니야. 너랑 여사님이 가족이지 나는 아니야. 나는…. 너랑 나는 남이야.”
“하….”
“너, 그동안 너 좋다고 다가오는 여자들이랑 아무렇지 않게 만나고 헤어졌잖아. 나랑도 그러면 안 돼? 너한테 어려운 일 아니잖아.”

굳은 표정의 선우환이 손으로 턱을 몇 번 쓸고서 입을 열었다.

“그만해. 장난 재미없다.”
“네가 만나던 연예인들보다 내가 부족해서 그래? 그래도 나 어디 가서 빠진다는 말은 듣지 않는데. 다들 예쁘대. 몸매도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선우환이 입을 꾹 다물고서 내게 다가왔다.
나는 멀쩡해 보이기 위해 손이 저릿할 만큼 힘을 줘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선우환이 내 양어깨를 꽉 붙들었다.

“정말 나 안 보려고 작정했어?”

여기서 멈추라는 듯 그가 내게 간절한 시선을 보낸다.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건만, 목구멍에 눈물이 차올랐다.

“…내가 널 좋아하면 우린 못 보는 거야?”
“그래.”

선우환에게 예외는 없었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신 여사에게 신의를 저버리지 않을 수 있어서.

나는 선우환의 얼굴을 눈에 찬찬히 담은 뒤 까치발을 들었다.
눈을 꼭 감은 채 선우환의 입술에 내 입술을 맞대었다.
선우환이 화들짝 놀라 내 어깨에서 손을 떼고 뒤로 물러섰다.
전혀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는지 감은 눈을 뜨자 그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고 있는 게 가장 먼저 보였다.

“나랑 잘 생각 아니면 이제 여기 오지 마, 환아. 가. 내가 또 키스하기 전에.”

혼란스러워하며 주변을 배회하던 선우환은 몇 분 지나지 않아 내 집을 박차고 나갔다.
나는 힘없이 주저앉았다.
허울뿐이던 우리의 우정과 진작 망가져야 했을 외사랑이 조각나는 건 정말 쉬웠다.


《불순한 임신》 

 

민유희 / 로맨스 / 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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